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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군 Story) 아득했던 여행길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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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심군 Story)] -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1



 설날 전날이었다.

 올해도 여지없이 다가온 명절전날 형제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여지없이 이야기가 나왔다.

 “주완아 올해 해외가족여행 같이 한번 가재이 니가 준비한번 해봐라 카이”

 “아 진짜 아빠는 왜 형 두고 나한테 자꾸 그라노?”

 여지없이 다툼이 시작되지만

 ‘나는 드릴 말씀이 없다.’

 내 사정을 잘 아는 아버지는 올해 여행을 가게 되면 동생에게 준비 및 비용을 다 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장남인 입장에서 내가 어찌 가정도 이루지 않은 동생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 맞는 설날이었다. 어머니도 항상 함께 여행하고 싶어하셨는데, 지난해 봉사활동 가셨다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돌아가셨다. 

 ‘올해는 아버지 모시고 꼭 가야겠다.’

 나는 다짐을 하며 밤을 보냈다. 

 설날이 되었다. 차례를 지내고나서 이제 처갓집에 가야하는데 동생이 잠깐 보자고 한다.

 “왜 무슨 일인데?”

 “아니 어제 아빠가 이야기하신 해외여행 형은 어떤데? 얼마면 되노?”

 동생도 겉으로는 그렇게 대답했어도 마음에 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래도 내가 장남인데 너한테 어떻게 다 부담하겠냐? 너한테 다 내라고 안할께”

 이야기를 좀 하다 보니 이 녀석 전체비용을 부담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더 부담하겠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녀석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2월에 상황 봐서 그때 다시 연락할게“ 

 “알았다. 그라믄 형이 생각해보고 전화해래이”

 알았다고 했다. 명절이 지나고 나서 바로 항공가격들을 확인해 보았다. 

 ‘아 대충 이정도 금액이면 중국이나 일본밖에 갈수 없겠구나’

 우선 누나와 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갈 수 있는데는 사실 중국이나 일본밖에 안될꺼 같아. 혹시 돈은 어느 정도할 수 있어? 내가 금액에 맞춰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볼게”

 “아빠는 일본 싫탄다 중국이 나을꺼 같다고 하시네”

 동생은 100만원, 누나는 매형은 못 간다고 하며 40만원 이라고 했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아무리 하려해도 돈이 좀 부족하네, 미안하지만 주완이한테 좀 더 부담하라고 해 봐야겠다.’

 동생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내 주머니사정이 좋지 않아 난 누나정도 밖에 못한다하였고 좀 더 부담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 좀 너무하네. 형은 일을 그렇게 오래하고도 왜 돈이 없노?”

 ‘서울에서 먹고 살기가 정말 팍팍해서 그런다 이놈아..’

 목구멍까지 나왔다가 들어갔다. 사실 대꾸할 여지가 없었다. 내 자신이 한심했지만 결국 동생이 50만원을 더 부담하기로 했다.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없었다.

 아버지, 누나네 가족, 동생에게 웨이하이 정도면 어떠냐고 하자 다들 좋다고 하였다.

 일단 항공 티켓을 3박 4일 일정으로 예약했다.

 예산은 일단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잡아봤다. 항공권은 이미 결재했고, 비자비용이랑 여행자보험, 숙박비, 식비, 관광비, 교통비, 기타 예비비까지 잡았다.

 항공료 포함 250만원에 맞추었다.

 일주일 만에 급속도로 해외 가족여행을 결정하고 진행하게 되어버렸다. 막상 이렇게 예약하고 나서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니 씁쓸했다. 

 ‘어머니 계실 때 좀 이렇게 해 볼걸..’

 시간의 물리학에 대한 논쟁과 관련하여 그런 말이 있다. 과거는 이미 지났고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공간이며, 미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이 시간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며 아마 살아가는 바로 그 순간이 매우 현실적인 시간일 수도 있다. 결국 지난 일은 지나간 것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잘 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노력해 보자.’


2017/11/13 - [(심군 Story) 아득했던 여행길] -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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