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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군 Story) 아득했던 여행길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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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1

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소설입니다.

 재판기일 전날 오후 3시였다.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검찰에서 전화가 왔다.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입니다. 내일 재판 있는 거 아시죠?”

 최근 법원, 검찰에서 보이스피싱 전화가 잦은 편이었는데 내일 재판을 아는 것을 보니 그런 전화는 아닌가 보다했다.

 “유족대표로 진술을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진술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했다. 해야만 했다. 아버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진정서를 써서 내는 것 외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 일찍 하루 아니 몇 시간만이라도 먼저 전화를 주었다면 준비를 잘해보는 것인데. 오늘도 회의가 많아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고 전화를 받고나니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근무를 마친 다음 그간 제출하였던 진정서들을 출력해서 서울역으로 왔다. 바로 표를 구매하고 대구로 가는 열차를 탔다. 열차가 출발하고 나니 여러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했다.

 내일은 아버지를 강도 살해한 자의 재판이 있는 날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거의 매일 술이다. 아직도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재판이 끝나고 나면, 사건이 마무리가 된다면 잠을 잘 이룰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겠지?’

 재판에서 직접 진술할 내용들을 정리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마쳐갈 때 즈음해서 열차는 대구로 도착하고 있었다.

 늦은 밤 대구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았다. 진술할 내용을 다시보자 아버지 생각이 간절하게 나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피의자는 계획적으로 한치 망설임없이 아버지를 살해했다. 본인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감정을 호소할 수 있는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해서, 경주에서 재판이 진행되다가 대구로 이관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수개월간 기다렸던 재판이다. 다행히 직접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이제는 생겼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는 없었다.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오징어 한 마리, 소주 한병, 맥주 세캔을 샀다. 아버지는 술을 즐기셨었다.

 아버지 한잔 나 한잔 이런 느낌으로 사왔던 술을 다 마시다보니 지난 마지막 여행이 하나둘 생각나기 시작했다.


2017/11/13 - [(심군 Story) 아득했던 여행길] - 그 아득했던 마지막 여행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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